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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학부모 공개수업 (학교 공개의 날 수업) 가? 말아?

by 행복한 그림작가 왕썽 2023.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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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공개수업이라?

전혀 생각하지 못한 안내장을 받았다.

얼마 전 초등학교 4학년 둘째 아이의 공개수업에 참석하고 난 후, 이제 공개수업은 둘째 아이 5학년, 6학년 두 번이 마지막이 되겠다고 생각했었다.

큰아이는 이제 중학생이 되었으니 공개수업에 참석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런데 큰 아이가 내민 가정통신문에는 '2023학년도 학교 공개의 날 운영 안내'라는 제목이 적혀 있었다.

2023학년도 <학교 공개의 날>운영 안내
학부모님. 안녕하십니까?
항상 자녀의 학교생활과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관심과 신뢰를 보내주신 학부모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본교는 '배우는 즐거움을 나누며 다 함께 성장하는 **인'을 슬로건으로 하여 올해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녀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에 학교 교육 활동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이해를 돕고 수업의 질 향상 및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2023학년도 <학교 공개의 날>을 아래와 같이 운영하고자 합니다.
이번 학교 공개의 날 행사에 참석하시어 자녀의 학교생활 모습과 학습 과정을 직접 보시고, 자녀 교육을 위한 좋은 정보를 얻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1. 2023학년도 <학교 공개의 날>세부 일정
 가. 일시: 2023.5.9.(화) 12:50~
 나. 참석 대상: 희망 학부모
 다. 장소: 시청각실 및 각 학습
 라. 운영 일정: < 생략 >
2. 2023학년도 <학교 공개의 날>협조 사항
 가. 2023학년도 <학교 공개의 날>참석 여부 사전 조사
 나. 협조 사항
   - 코로나19 확진자, 선별검사 예정자, 발열, 기침 등 유증상이 있을 시 학교 공개의 날 참여 불가
   - 학교 내 KF-94 마스크 착용 적극 권장
   - 수업 참관 시간(13:35~14:00) 이외 시간에는 본관 및 학급으로의 이동 불가
  - 행사 당일 학생 점심시간과 중복되어 교내가 매우 혼잡할 것으로 예상되니 학부모님 개인 차량의 교내 진입을 삼가시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참석 여부에 대한 고민

중학생 공개 수업에 참석해야 하나 마나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해결을 위해 내가 했던 첫 번째 방법은 인터넷 검색.

지역 맘 카페, 블로그 등을 검색해보니, 더 헷갈린다.

이제 중학생이고 하다 보니 아이들이 엄마가 학교에 오는 걸 부담스러워하고, 부끄러워하니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엄마는 가고 싶었으나 아이가 싫어해서 가지 않았다.'라는 의견이 절반쯤.

그러나 '내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공부하는지 확인할 좋은 기회니 가보는 것이 좋다.', '특히나 1학년이니 그래도 공개수업에 참관하러 오는 엄마들이 제법 많다.'라는 의견이 절반쯤.

귀가 얇은 나는 이렇게 오락가락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공개 수업 참관 여부 결정의 기준은 내 아이와 내 아이를 둘러싼 환경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신경이 무딘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속이 여린 편이고, 내성적인 성향의 아이.

- 엄마와 관계가 좋아서 엄마의 수업 참관이 아이에게 든든한 지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

-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대구 수성구, 그 안에서도 제법 잘나가는 학군지 중학교.

이런 조건들을 따져 본 결과, 비록 직장인 맘이라 시간이 자유롭지 못한 사정이지만, 마침 정기 암 검진을 위해서 연가를 내고 하루를 비워둔 터라, 공개수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

 

공개 수업 참관 후기

개인 차량의 교내 진입을 삼가달라는 학교 측 요청을 명심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탓에 등록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

그런데 어라? 교문은 차량 진입을 통제하지 않고 있었고, 차를 타고 시청각실 인근까지 와서 주차하고 공개수업에 참여하는 학부모 숫자가 제법 됐다. (버스 타느라 이래저래 고생한 게 좀 억울하다 싶다가도, 오랜만에 버스 안에서 맛본 바깥세상의 자유로움이 싫지만은 않았기에 그냥 넘긴다)

 

시청각실에서 시작된 등록/학교장 인사와 <학교 공개의 날>안내에 적힌 참석 학부모 명부에 생각보다 너무 적은 숫자의 인원이 적혀 있어서 처음엔 제법 당황했다. (아이의 학반에 적힌 참석 학부모 수가 나를 포함하여 딱 2명)

그런데 막상 시청각실 안에 들어가니, 시청각실을 거의 가득 채운 숫자의 학부모가 앉아있었다.

(아마도 참석자 명부에 서명하지 않고 시청각실 의자에 바로 가서 앉은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교장 선생님은 에둘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은 교권 보호, 학부모와의 분쟁을 막고 싶은 마음을 많이 전달하고 싶어 하는 듯했다. (별난 엄마, 별난 아이들이 좀 많았기에 그러실까 싶다)

수업 참관하러 아이의 교실로 가보니 처음엔 열댓 명의 엄마들이 와서 교실 뒷면에 섰다가, 수업이 시작되고 10분 후쯤엔 교실 밖을 나서는 사람들이 있었다. 최종적으로 교실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킨 사람은 네 명 정도.

한 네다섯명 정도의 엄마들은 교실에 왔다가 나갔다가를 반복했는데, 기껏 시간 내서 수업 참관을 와서 왜 저렇게 돌아다니나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도 다른 교과목의 선생님들이나 수업 진행 방식이 궁금해서 다른 반을 기웃거린 게 아닌가 싶다.

마침 참관했던 공개 수업은 수행평가를 진행하는 시간이라 달리 선생님이 주도해서 수업을 진행하지는 않았기에 챙겨서 지켜봐야 할 내용은 없었다. 

 

공개 수업을 마치고 난 후, 쉬는 시간에 큰아이와 잠시 대화하는데 큰 애가 갑자기 실내화를 벗더니 운동화로 갈아신었다. 그리고는 나와 인사하고 난 후 쭈뼛쭈뼛 운동장으로 달려 나가면서 먼저 축구를 하고 있던 친구들 사이에 끼어들어 함께 공을 차기 시작했다.

10분도 남지 않은 짧은 쉬는 시간, 축구를 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으로 달려 나가는 아들의 뒷모습.

먼저 인사를 건네고는 "**이, 학교생활 잘하고 있어요"라고 제법 어른스러운 말을 건네는 친구들의 밝은 얼굴.

축구를 마치고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교실로 돌아오는 모습.

그 쉬는 시간 10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공개 수업에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잘 적응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구나'하고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그거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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